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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인터넷상에 나의 새 인물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가짜 블로거]

 

 



인터넷상에서 서로 관계를 맺고 의견을 주고받는 사회관계망(SNS)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무척이나 중요해졌다. 인터넷상의 사회관계망 없이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다 보니 악플이나 사이버 폭력 등 사회적 문제가 되는 일들이 많이 발생되어 왔다. 이렇듯 인터넷상의 세상은 우리들 삶에 좋은 점과 나쁜 점을 함께 갖고 있는 양날의 칼과 같은 곳이다.


별숲에서 출간된 《가짜 블로거》는 인터넷 사회관계망 속에서 새롭게 변신을 꿈꾸는 에바의 이야기를 다룬 청소년 소설이다. 에바는 현실 세계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없이 외톨이로 지내며 공부밖에 모른 채 살아가는 고등학생이다. 엄마는 에바에게 동생 루시아처럼 밖에 나가서 친구들을 사귀라고 날마다 잔소리를 한다. 엄마가 보기에 에바는 마치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것처럼 보여 한심한 것이다. 동생 루시아도 그렇듯 재미없고 공부밖에 모르는 에바와 함께 놀러 나가기를 싫어한다. 하지만 에바는 동생과 친구들이 주고받는 텔레비전 드라마 이야기, 알지 못하는 남자 친구 이야기, 옷 브랜드 이야기 같은 시시껄렁한 이야기들이 재미없을 뿐 아니라 전혀 흥미를 갖지 못한다. 그런 탓에 가족들에게 무시당하고 또래 친구들에게 외면받으며 살아가는 자신이 답답하고, 현실 세계에서 실패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듯해 외로움과 절망감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에바는 ‘훌리아 에스파다’라는 이름을 지어내 페이스북에 등록한 후 자신의 얼굴 사진을 올린다. 그러면서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얼굴로 맞게 되는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된다.

 


갑자기 온 세상의 자유를 얻은 것 같았다.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고 한 번도 말하지 못했던 것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는 자유 말이다. 어쨌든 그렇게 나쁜 생각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누군가가 실제 생활에서 완전한 실패작이라면 바꾸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사회관계망은 나에게 실험실과 같은 역할을 해 줄 것이다. 만일 거기에서 제대로 진행되는 일이 있다면, 나는 그것을 진짜 나에게 적용시켜 볼 거다.(본문 16쪽)


 훌리아 에스파다’라는 이름으로 등록한 페이스북 계정으로 열두 명의 친구 신청과 네 개의 쪽지를 받게 되자, 에바는 가짜 이름으로 등록한 것이 단지 놀이일 뿐이고 언제든 원하면 그만둘 수 있다고 판단한다. 친구 신청을 한 사람들도 에바 자신처럼 외롭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일 거라고 생각해 모두의 신청을 받아들였고, 쪽지에 답장을 하고 만다. 그러자 에바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크고 위험한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아무도 멈추게 할 수 없는 눈덩이가 굴러가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본문 28쪽)


에바는 페이스북에 계정을 만든 지 24시간도 안 되어 3백 명이 넘는 사람들로부터 친구 신청을 받게 된다. 깜짝 놀란 에바는 자신이 지어낸 인물 ‘훌리아 에스파다’가 아닌, 다른 ‘훌리아 에스파다’가 있는지 알아보기 시작한다.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인터넷상에서 이렇듯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지 알아내고자 한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알아낸 결과, ‘훌리아 에스파다’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실제로 있었다. 훌리아는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독립 블로그를 통해서 정치 경제 부문의 모든 부패와 맞서서 캠페인을 벌이는 운동가였던 것이다. 부정 부패와 연루된 사람들을 고발하며 싸우던 훌리아는 어느 날 갑자기 ‘무분별의 창’이라는 고발 독립 블로그 활동을 멈추고 자취를 감추었다. 에바가 우연히 지어낸 이름 ‘훌리아 에스파다’는 이렇듯 위험한 일을 한 사람이었고, 세상 사람들에게 에바가 훌리아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위험한 상황에 빠질 것을 우려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고발 독립 블로거로 활동하던 진짜 훌리아 대신, 훌리아라는 지어낸 이름으로 페이스북에 얼굴을 드러낸 가짜 블로거 에바. 예전에 누군가가 썼던 훌리아라는 이름도 사실 가명일 뿐이고, 그 이름 뒤에는 에바가 아닌 누군가가 숨어 있을 것이다. 알려진 인물이지만 얼굴을 드러내고 싶지 않는 누군가가 말이다. 그 누군가가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어느 날 갑자기 다시는 글을 쓰지 않기로 하고 인터넷에서의 활동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이제 에바가 페이스북에서 훌리아를 부활시킨 것이다.


당장에라도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할까 망설이던 에바는 엄마와 아빠의 삶을 잠시 생각하게 된다. 엄마는 완벽한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틀에 에바와 가족들을 끼워 넣기 위해서 끊임없이 변화될 것을 요구하지만 않는다면 정말 멋진 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엄마는 자신의 삶을 가꾸기보다는 에바와 가족들의 삶을 자신의 잣대로 판단해 강제로 바꾸려고 한다. 그런 탓에 엄마는 스스로에게도 스트레스를 많이 주고 가족들에게도 스트레스를 많이 주며 살아간다. 아빠는 또 어떤가. 정말로 중요한 것도 없고 특별한 관심도 없는 삶을 살아간다. 매주 일요일의 축구 리그 결과만 빼고 아주 오래전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살아가고 있다.

 


거기에 내가(에바) 있었다. 나는 콤플렉스와 근심거리를 안고 엄마의 고통과 아빠의 무관심 사이에서 스스로를 방어하면서 절망적으로 생의 의미를 찾으려고 발버둥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바로 마법의 예술처럼 내 휴대폰 화면에 내가 결코 해 보지 못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 나타났다. 바보 같지 않은 삶의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뭔가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 훌리아와 같은 사람들이 있었다. / 나도 그녀처럼 될 수 있었다. 그녀가 될 수 있었다. / 그녀가 시작했던 역할에 나를 던져 넣고 그대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는 거다.(본문 53쪽)


고발 독립 블로거 훌리아에게 매력을 느낀 에바는 자신이 훌리아의 역할을 대신하고자 마음먹는다.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 다빗이라는 남자로부터 ‘인터넷 독립 저널 시상식’에 초대받게 된다. 에바는 예쁘게 화장을 하고, 멋진 옷으로 갈아입은 뒤 시상식에 참석한다. 드디어 페이스북을 벗어나 세상 사람들 앞에 자신의 실제 모습을 드러내게 된 에바에게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다빗이라는 남자의 정체는 무엇이고, 진짜 훌리아 에스파다는 어떤 인물일까? 그리고 에바에게 접근해 오는 부정부패에 연루된 검은 세력들의 위협들……. 책장을 넘길수록 더욱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벌어지며 숨겨진 사실들이 하나씩 밝혀지게 된다.


외롭고 절망적인 현실에서 탈피해 새로운 삶을 꿈꾸며 인터넷 공간에 새로운 인물을 만든 에바. 처음엔 장난으로 시작했지만 눈덩이처럼 커져 가는 사건들을 겪으며 자신의 진정한 가치와 삶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에바의 모습은 답답한 일상을 견디며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스스로의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인터넷상의 사회관계망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 속에는 긍정적인 면도 함께 존재하고 있음을 흥미로운 사건 속에 담아내고 있다.

 

작가 소개
글쓴이 아나 알론소 Ana Alonso, 하비에르 펠레그린 Javier Pelegrín

아나 알론소는 삶의 대부분을 레온에서 지냈다. 레온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스코틀랜드와 파리에서 공부를 더 했다. 여덟 권의 시집을 출간했고, 2005년에 ‘이페리온 상’과 2006년에 ‘오호 크리티코 데 포에시아 상’을 받았다. 하비에르 펠레그린은 무르시아 대학교에서 스페인 문학을 전공했고, 파리와 이탈리아의 투린에서 공부했다. 현재 톨레도 지방에서 중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다. 아나 알론소와 하비에르 펠레그린은 각자 글을 쓰지만 《가짜 블로거》가 두 사람의 공동 첫 작품은 아니다. 이미 두 사람은 《이프의 비밀》을 함께 써서 2008년에 ‘바르코 데 바포르 상’을 받았다.


옮긴이 김정하

한국외국어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스페인 문학을 공부하고,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테세 대학에서 어린이 문학을 공부했다. 지금은 스페인 어로 쓰인 좋은 책들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엄마가 그리운 티나》 《바그다드 우편배달 소년》 《불 사냥꾼 아쿠이카》 《아버지의 그림 편지》 《카프카와 인형의 여행》 《아빠를 만나러 가요》 《강 너머 저쪽에는》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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